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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도시계획을 입안하도록 되어 있다. 도시계획이 잘 되어야 무분별한 도시의 팽창과 난개발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행정기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어지던 도시계획이 이제는 입안부터 심의과정, 결정에 이르기까지 보다 심층적이 연구와 분석이 보태져야 할 때다.

각계각층의 여론수집은 말할 것도 없고 수집된 여론을 현실적으로 종합 분석하는데 있어 전문가들의 식견과 경험을 귀장하게 수렴해야 한다. 시 산하에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 기구가 명목상의 기구로 전략해 있기 때문이다. 회의 몇 번으로 형식적 요건을 갖추는데 급급했음을 자타가 인정한다면 심의위원회의 위촉과정에서부터 실질적인 전문기기로 승격시키는데 하남시의 노력이 필요 하다.

하남시의 중요한 자원을 꼽자면 역사적 자원과 환경자원을 거론할 수 있다. 도시계획의 목표는 이 두 가지 자원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존하거나 개발하는데 주안점이 두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강변에 위치한 하남은 선사시대부터 중요한 삶의 현장이었음이 미사리 선사유적지를 통해 밝혀졌고 이후 온조왕 이래 하남은 한성백제의 수도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일부 학계에서는 아직도 고골일대를 왕궁지로 추정하고 있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지대하며 갖가지 유적, 유물들이 지금까지도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고 숨을 쉬고 있다. 특히 동사와 천왕사, 약정사, 자화사 등의 사찰터와 불교유적들의 존재는 하남이 고려시대이후부터 불교의 중심지였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하남 교산동에서 발굴된 철불은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있고 이외 이성산성, 광주객사터 등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들이 한양대와 세종대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많은 학자들이 지금도 하남을 찾고 있으며 아직 규명되지 않은 역사적 실체를 붙잡기 위해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므로 하남시 도시계획의 기본원칙 중 그 첫 번째는 바로 역사적 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 개발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 뼈대를 세우고 난 뒤에 다음의 문제인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절차인 것이다. 예로부터 강을 끼고 있는 도시는 멸망치 않는다는 설은 역사적 타당성에서 비롯된 말이겠지만 한편으론 우리 하남을 두고서 쓰여진 말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지난 1996년도 모 신문사에서 조사한 결과 하남은 전국 221개 시,군중 8번째 가장 쾌적한 도시로 선정된바 있다. 하남의 아파트 분양은 언제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남을 깨끗하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 모두 하남시 전체를 거의 에워싸고 있는 듯한 남한강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며 주변의 검단산, 객산, 남한산, 청량산, 이성산의 수려한 경관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황산고개만 넘으면 공기가 다르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그만큼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치 좋은 공기와 자연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 우리 하남이다.

지난 99년 손영채 시장이 주도한 환경박람회 또한 이러한 하남의 특성을 살려 하남의 위상을 높이고자 시도한 행사였는데 발상은 좋았지만 사전준비 부족과 무리한운영 등으로 실패로 끝나 많은 아쉬움을 남기었다. 몇 백억의 적자도 중요한 문제로 역사적 교훈을 삼아야지만 더 큰 문제는 어설픈 시도로 인해 제대로 된 작품하나를 망가뜨리게 됨으로써 다시 한번 환경박람회 등과 같은 환경캠페인 또는 이벤트행사를 열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환경자원은 크게 환경을 지키는 분야와 환경을 이용하여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분야로 대별된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하남은 그린벨트로 인해 청정구역을 그대로 보존하게 되는 행운(?)을 가지고 있다. 초대 문화원장을 지낸 故이철재씨는 지난 95년 하남시청 대회의실에서 하남경실련 주최로 열린 그린벨트관련 대토론회에서 앞으로 하남은 그린벨트로 인해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는데 나또한 이부분에 있어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비록 타의에 의해 선택된 자원이긴 하지만 환경자원의 보존이야말로 미래의 하남의 운명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또 다음에 언급하겠지만 이제 환경 분야는 고비용 산업의 중추를 이루는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하여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행히 하남에는 아직까지 공해산업이 없고 한경오염 또한 심각한 수진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자원을 바탕으로 한 도시계획 입안이야말로 우리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도시계획과 개발이 도로를 넓히고 아파트를 짓는 등의 일시적이고 일차원적인 것이었다면 향후 도시계획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우리지역의 특성을 개발하여 장기적인 안목과 지혜를 함께 담아내는 멋진 작품의 수준으로 향상되어야 하리라 본다.

도시계획분야에 적지 않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미래를 밝게 해 준다. 하남시 유일한 도시계획 기술사인 권택홍군은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하남의 미래설계에 여념이 없다. 그로부터 도시계획이 얼마나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임을 알게 된 것은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하남시정을 돌보는 사람들이 그런 권군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데 있다. 늘 하던 대로 유명 대학교의 연구소등에 용역을 주면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하여도 애착심이 없다면 그것은 종이에 나열된 연구보고서에 불과할 뿐이다.

건축가인 유상근 군의 주도하에 ‘하남을 생각하는 시민모임’에서 창안해 낸 <하남비전 2030>의 작품도 솔깃한 내용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실제도면위에 모형을 떠 만든 대형 구조물을 보았을 때 고향후배들과 시민단체의 사람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시민운동가이자 저술가인 최달경 군은 그의 저서 ‘시민운동이야기’에서 하남을 도심권역과 그린벨트권역, 그리고 강변권역과 고골권역으로 나누어 도시계획을 입안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 또한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된다.

모두에게 선배된 한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지혜와 뜨거운 열정을 한데모아 하남도시계획을 세우는 일에 전력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한 보람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