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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색깔이 있다. 겉으로만 보아도 젓 저 사람은 대충 이런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색깔 때문이다.
정치학에서는 이 색깔을 매우 중요시 한다. 색깔이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는 정치인의 정치적 생명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생김새로 인한 태생적인 색깔도 있지만 후천적인 색깔은 한 번 굳어지면 좀처럼 바꿀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한나라당의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짜고 짜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다는 이미지가 국민들 사이에 폭넓게 인식되고 있다. 생김새가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동네 머슴 같은 인상이다. 우직하고 성실한 이미지는 있으나 세련되지는 못해 보인다. 정몽준 후보는 부드럽고 자상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반면에 강력한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는다.

나의 경우도 선거 때마다 듣는 얘기지만 날카롭고 차갑게 느껴진다고 한다. 사실 그렇지 않다고 우겨 보았자 나의 색깔이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색깔이 이미지로 굳어지지 않도록 노력은 해야 하겠다.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데 생각하기에 따라 좀 넌센스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을 알고 나면 대부분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친하지 않다가도 자주 만나고 속내를 들여다보면 처음에는 가졌던 생각들이 많이 틀렸음을 발견하게 된다. 문제는 상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라는 것인데 이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일일이 모든 사람들을 만나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부면 문제의 해결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 보다 용이할 것이다.
이지미의 개선을 시작하기에 앞서 정확한 자신의 이미지를 알고 철저한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 긍정적인 이미지는 무엇이며 부정적인 이미지는 무엇인가. 잘못 알려진 것은 무엇이며 제대로 알려진 것은 어떤 것인가.
나는 정직해 보이는 사람인가. 나는 성실해 보이는 사람인가.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어울려 보이는 사람인가. 나는 선량한 사람인가. 욕심이 얼굴에 더덕더덕 붙어 보이지 않는 사람인가. 나는 지적인 사람이며 현명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가.

얼마 전부터 나는 내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한답시고 어질러 놓았던 여러 일들을 하나씩 주워 담으며 실로 오랜만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내 고집대로 내가 걸어온 길에서 제일 많은 희생과 피해를 본 사람은 아내와자식들이다. 한마디로 마음 편히 못해준 것이다. 선거에 떨어지면 아내와 아이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아 왔다.
먼저 재산정리를 시작했다. 이제는 내 아내부터 편히 살 수 있도록 배려해야겠다. 죽어라 공부 한답시고 혼기를 꽉 채운 큰딸 시집보내는 일도 준비해 두어야 한다. 나머지 아이들도 결혼전까지는 부모로서의 뒷바라지를 해 주기 위해 더 이상의 재산 손실이 없도록 방비책을 세우는 일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빠트린 것은 무엇이며 흐트려 놓은 것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에 대한 스스로의 검증작업이다.
그리하여 나는 이 일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 작정이다. 새로운 나의 색깔과 이미지를 위해 남은 인생을 부지런히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