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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이(Generation Gap)만큼 극복하기 힘든 것도 없을 것 같다. 이것으로 인해 우리는 부모자식간에 의사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내린 가장 큰 형벌은 바벨탑사건 이후 서로의 언어가 갈라진 것이라고 한다.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이 안 되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어렵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오해가 생겨나 갈등이 생겨나는 법이다. 갈등은 싸움의 단초가 된다.

자식 넷을 키우면서 아버지로서 답답한 경우가 많다. 물론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나 같은 구세대들에 비해 훨씬 생기발랄하고 유쾌 상쾌 통쾌하다. 밝은 표정에 매사 적극적이며 진취적이다. 일처리가 날렵하고 깔끔하다. 호부호가 분명해 끊고 맺음이 정확하다. 치사하게 구질구질하게 놀지 않는다. 남녀간에도 싫으면 깨끗이 헤어진다.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은 입에 대지 않고 일 또한 적성과 구미에 맞지 않으면 당장 때려치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활동반경이 매우 넓다. 우리네는 자라면서 동네 밖으로 나가기도 어려웠지만 요즘 애들은 천지사방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습득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지식수준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얼마나 똑똑한지 대화하다 보면 말문이 막히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늘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진지함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실망이다. 무엇을 선택할 때는 너무 즉흥적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고 물어보면 ‘그냥요’ 하거나 ‘잘 모르겠어요.’하고 대화를 기피한다. 내심으로 꼬치꼬치 캐묻는 아버지 세대들이 따분하고 귀찮아서 인줄은 알지만 선택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과 겸허함은 느낄 수가 없다. 너무 부족함 없이 자란 탓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대화의 벽은 점점 높아져만 간다.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지만 결국 대화를 하다보면 불통으로 끝나고 만다. ‘아버지는 왜 자기 얘기만 하느냐’고 항의한다. 그럴 때 나는 나대로 ‘임마,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니야.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생이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단순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아야 돼’라고 윽박질러 보지만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아이들에게는 우리들이 겪었던 보릿고개의 이야기는 전설이고 과거사일 뿐이다.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런 과거와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부모로서 자식들의 앞길을 막아설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자식 넷 다 훌륭히 커주었고 대학공부도 잘 거쳤다. 그러나 그것보다 아버지로서의 욕심 하나는 자식들이 나의 삶과 철학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자식들 앞에 떳떳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바른 길을 걸어 왔다.’는 한마디이고 이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자식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적어도 부모자식간에는 세대차이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