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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근초고왕 25년 법화골에 재색을 겸비한 두 처녀가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요조숙녀의 티를 볼 때에 기이할 정도로 다정한 사이었다.

차차 나이가 들매 양가의 부모들은 딸들을 출가시킬 준비를 하면서 은밀히 신랑감을 물색했다.

그러나 나라의 사정으로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병정이 된 형편이라 마땅한 신랑감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때는 고구려,신라,백제 등 삼국의 영토분쟁이 그칠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싸움터에서 팔 하나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한 청년이 있었다.

혼기를 아주 놓치게 될까 걱정한 예선이라는 처녀의 집에서는 서둘러서 팔 없는 청년과 혼약을 맺었다.

"얘, 갑분아 우리가 출가를 해도 우의를 잊지 말고 매일 만나자."

"너는 곧 시집을 갈텐데 네 남편이 그걸 허락하겠느냐."

"걱정 말아라. 어떻게든지 허락을 받아 네가 우리 집에 자주 오게 하겠다.

" 이토록 두 처녀가 떨어 질 줄을 몰랐다.

얼마 후 예선이 시집을 갔다. 자주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시집간 여자가 어찌 친구를 자주 만날 수 있겠으며, 또한 갑분이도 시집간 친구 집에 자주 출입할 수 있단 말인가?

하루는 예선이 남편에게 말을 했다.

"서방님께 간절한 청이 청이 있사옵니다.

갑분이라는 가까운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언약을 하였사옵니다."

"언약이란 것이 무엇이었오?"

갑분이가 출가할 동안 우리 집에 같이 살게 해주십시오."

"그거 뭐 어려운 일이겠소. 그렇게 합시다."

이리하여 예선이는 갑분이와 한집에서 살게 되었다.

남들은 이상히 생각했지만 ,세 사람은 매우 화목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분이는 예선에게 "예선아 이대로 가면 평생 농사꾼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니,네 남편을 글공부를 하도록 도와 벼슬길에 나가게 하는 것이 어떻겠니?

" 이 말을 들은 예선은 남편을 이해시켜 공부를 하도록 하고 예선과 갑분은 농사일을 도맡아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남편은 마침내 벼슬길에 올랐다.

이렇게 하여 고생을 면하니, 뜻밖에 예선이 중병에 시달리다 남편과 갑분의 온갖 간호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뜨며 남편에게 "여보 제가 먼저 가게 되니, 그 죄가 크옵니다.

제가 죽거든 갑분이를 아내로 맞이해서 사십시오, 갑분아 너도 꼭 서방님과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아오."

이러한 유언을 남기고 예선이 숨을 거두었다.

한집에 살면서도 조금도 이상한 생각을 품지 않았던 두 사람이었으나, 하루는 남편이 갑분에게 조용히 의논하였다.

"예선이 유명을 달리할 때 우리 두 사람에게 신신당부를 하였고, 또 우리가 부부를 맺는데 하등 꺼려할 것이 없으니 이제 혼례를 올림이 어떻겠소?

" 갑분은 정색을 하며, 소녀의 말을 과히 탓하지 마십시오. 예선이 죽을 때 한 유언은 소녀의 두 눈이 떠 있는 한 은 이룰 수 없는 말입니다,

행여 서방님이 다른데 혼인을 맺으신다 하여도 한사코 말려야 할 소녀 이온데 하물며 서방님과 혼인을 맺는다면 구천에 가서라도 예선을 대한 면목이 없는 일이옵니다.

소녀는 예선과 한평생을 같이 살려고 고락을 같이 했던 것뿐이며, 서방님을 위해서 일한 것은 아닙니다. 소녀는 이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몸이므로 서방님의 곁을 떠나려 하옵니다."

"아니오, 나와 혼인을 안해도 좋으니 행여 다른 데로 갈 생각은 마시오."

얼마 후 갑분이는 외로움과 허무감에 휩싸여 머리를 깍고 산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훗날 마을 사람들은 예선과 갑분의 숭고한 우애를 귀감으로 삼고자 마을에 석탑을 두 개 나란히 세웠는데 이것이 마로 춘궁동 3층, 5층석탑이라고 전한다.